이번 바게트는 그동안 아끼고 아껴뒀던 술🍺을 재료로 기승전술 풀어보겠습니다. 과도한 음주는 몸에 해롭지만, 바게트의 술 이야기는 차고 넘칠수록 이로우니 베이커들의 주사(酒史)가 궁금하다면 끝까지 함께 취해보시죠!

술을 빚어보고 싶은데 삼시세끼 속 차승원 아저씨처럼 집에서 사부작 거릴 자신은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저예요. 재료 준비부터 뒤처리까지 감당이 안 되거든요. 그런 저를 위해 친구가 막걸리 원데이 클래스를 추천해 줬어요. 해방촌 전통주점으로 이미 유명한, 예약하지 않으면 가기 힘든 '윤주당'에서 사장님이 직접 진행하신다고 해요.

내가 직접 만든 건강하고 신선한 술을 마실 수 있는 이 기회가 가까운 서울에 있다니요. 곧 9월 클래스 모집이 시작될 것 같으니 이 기회 놓치지 말아요 우리.

'아, 저는 술을 안 마셔서요.'

'세상에! 술 없이 무슨 재미로 살아? 😟'

술을 안 마신다는 고백을 할 때면 열에 아홉은 안타까운 표정과 함께 이런 반응을 보이곤 하는데요. 그때마다 '맨정신의 만취텐션을 보여주마!'하고 더 열심히 어울렸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마시지 않는 자(=스콘장)는 소주잔에 물 채우며 끝까지 남아 취한 자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뒤, 무사 귀가를 확인하며 술자리를 버텼답니다. 재미요? 술 안 마신다고 눈치 주는 사람만 없다면 뭐...

그렇게 철통같이 깨끗한 간을 지키던 제가 '이런 술자리라면, 한잔해도 괜찮을 것 같다.'싶었던 건 첫 직장의 술자리에서 였어요. 아무도 내게 강요하지도, 눈치 주지 않는 술자리는 기본. 억지로 텐션 높일 필요도 없이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나누는 그 알딸딸하고 느슨한 분위기가 진짜 어른들의 술자리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백마디 화려한 설교보다 몸소 보여주는 편안한 분위기에 설득 당해 스물여섯 처음 술을 시작했고 지금은 1년에 3~4번,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자리에서 술 한두 잔은 부딪힐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답니다. 여전히 술맛도 모르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소위 '술알못'이지만 그 분위기는 사랑해도 괜찮잖아요?😏  혹 주변의 술알못을 설득해 보고 싶다면, 참고해 보시길!

* 설마 2022년에도 강요&눈치 주는 사람 없죠..?🤷‍♂️

퇴근 후 알싸한 맥주 한 모금 마시고 크~ 소리 내며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끝낸 기분 좋은 안도감과 왠지 모르게 술술 풀릴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드는 순간을 좋아해요. 지인들과의 술자리도 신나지만, 여행하며 전 세계 사람들과 짠짠🍻 부딪쳐보고 싶어 코로나 직전 10월에 세계 3대 축제인 뮌헨 옥토버페스트를 다녀왔습니다!

독일 전통의상 딘들을 입고 1리터 맥주를 손에 들고 전 세계인과 하나 되었던 그날을 잊을 수 없는데요. 축제 까진 먼 길이었지만 짠- 소리에 여독이 다 풀리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발리 노을을 안주 삼아 마셨던 레몬 빈땅, 그리고 프라하에서 바로 뽑아 먹은 코젤 생맥주 원샷도 잊을 수 없는 모먼트 중 하나랍니다! 여행을 가면 노을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풍경에 취해, 자연스럽게 1일 1맥주? NO!🙅‍♀️ 1일 3맥주를 실천할 수밖에 없죠. 내일 걱정은 내일모레! 모든 고민은 맥주와 함께 모두 넘겨버리고요.

코로나 이후 홈술 홈텐더가 유행이라지만, 혼자서 먹는 술은 어째 맥주의 진짜 맛을 느낄 수 없다고나 할까요.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과 만나 맥주잔을 짠짠 부딪치며 언제까지나 흥겹게 어깨춤을 추며 살고 싶어요. 

* 위 사진은 제가 옥토버페스트 축제에서 직접 찍은 사진이랍니다 찡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