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4월의 반이 훌쩍 지나고, 날씨도 푸근해졌습니다. 구독자님도 안녕하신가요?

얼마 전 두 돌을 맞이한 조카에게 어떤 걸 선물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동화책'을 선물했었어요. 웬걸, 책은 내팽개치고 뽁뽁이만 가지고 노는 아이를 보며 잘못된 선택이었나 싶었는데... 그래도 다행히 곧 깔깔깔 웃으며 책에 푹 빠진 모습을 보니 세상 뿌듯함과 동시에 어렸을 적 재밌게 읽었던 동화책이 생각나더라고요.

베르너 홀츠바르트의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라는 책 읽어보셨나요? 희미하지만 잠들기 전 부모님에게 이 책만 몇 날 며칠 들고 가 읽어 달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음성으로 기억하는 이 책은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어린 시절 동화책이랍니다. 🐥 구독자님에게 인상 깊었던 동화책 또는 추억 속의 인생 책은 무엇인가요?

오늘은 그냥 책 이야기가 아닌 베이커들의 어린시절 인생 동화책부터 바게트가 엄선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까지, 몽글몽글한 '동화'이야기로 채워봤어요. 자 그럼 구독자님~ 한번같이 읽어보실까요?

초중학생 때는 '벌써 이렇게 어려운 책을 읽는구나!'라는 소리에 어깨가 솟는 느낌이라 일부러 어려운 책만 고집했었답니다. 동화나 만화만 보는 친구들을 보며 아닌 척 우월감을 느끼곤 했더랬죠. 그랬던 으스쟁이 스콘장이 어른이 된 지금은 동화를 좋아하게 됐다는 걸 어린 시절 스콘장이 보면 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른 동화의 시작은 몇 년 전 삼삼오오 사람을 모아 독서모임을 열었을 때, 어쩌다 '어린왕자'가 주제도서로 선정됐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처음엔 '무슨 유치하게 어린왕자야'싶었지만 이내 2독, 3독을 하게 됐더랬죠. 어른이 되고 읽은 어린왕자는 그때 보지 못했던 부분들과 감정들을 느끼게 해주었고 이후로도 한동안 어른들이 읽을만한 동화들을 추천받아 읽곤 했답니다.

왜, 아기공룡 둘리도 어릴 땐 고길동이 나쁜 아저씨였는데. 지금은 고길동에게 과몰입하는 게 어른이라잖아요. 비슷한 맥락으로 동화도 어린 시절의 나는 흐름과 재미만 좇았다면 지금은 작가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곳곳에 숨은 교훈들과 잃어가는 순수한 마음들을 돌아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최근엔 '동화'는 아니지만 '인생 우화'라는 책을 읽으며 비슷한 감성을 느끼곤 했답니다.

제가 그랬듯 왠지 자기 계발, 직무 관련 도서만 잔뜩 읽어야 할 것 같고. 그렇게 억지로 따라가다 보니 한 달에 한 권 독서조차 어렵다면 유치하게 생각 말고 '동화'를 한번 읽어보세요! 단언컨대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실 겁니다.

"동화에는 진실이 담겨있다. 용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줘서가 아니라 용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 작가 체스터 턴

머리가 띵했던 한문장. 유치하다고 치부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어른들이 디즈니에 매료되고 있는 건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어요. 환상을 보고 싶다기보다는, 어른이 되면서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들에 용기를 얻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외에도 훗날 부모가 된다면 아이들에게 왜 동화를 읽어주는 게 좋은지. 아이들에게 동화가 어떤 의미인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강연이랍니다! 길지 않으니 출퇴근길 영상으로 추천!